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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반정부 시위 격화…바그다드서 군경 실탄 발포

기사승인 2019.11.05  01: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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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르발라 주재 이란 총영사관 피습…사상자 발생

두 달째로 접어든 이라크 반정부 시위로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도로가 차단되고 휴업과 파업이 확산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슬람권의 주말인 금, 토요일에 집중되던 시위는 평일인 3, 4일(현지시간)에도 이어졌다.

반정부 시위는 주로 시아파 거주지역인 이라크 남부에서 활발하다.

시위대는 높은 실업률과 열악한 공공서비스를 거세게 비판하고 정치개혁과 부패척결 등을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힌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3일 "석유 시설에 대한 위협과 교통 마비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가 났다"라며 "시장, 학교, 대학 운영을 재개하고 도로 통제를 풀어 일상으로 돌아갈 때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시위를 축제로 승화하는 평화로운 시민과 군경을 공격하면서 시위대를 인간 방패로 쓰는 불법 행위자를 구분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4일 바그다드에서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치하는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달 24일 바그다드에서 시위가 재개한 이후 군경이 실탄을 발포한 것은 처음이다.

수만명 규모의 시위대는 진압 군경에 돌을 던지면서 양측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3일 밤 시아파 이슬람의 성지인 이라크 남부 카르발라에서는 이란 총영사관을 시위대가 습격했다.

시위대는 이란 총영사관 공관 안으로 불붙은 물건을 던지고 외벽을 타고 올라가 이란 국기를 내리고 이라크 국기를 달았다.

AP통신은 이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로 시위 참가자 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카르발라는 이란에서 성지 순례객이 매년 수십만명 방문하는 곳으로 이라크 시아파 지역 가운데서도 이란의 영향력이 큰 곳이다.

이란 정부는 이에 대해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지 않았다.

이란 언론에서는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가 이란에 반대하기 위해 일어났다'고 여론을 몰아가려는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작에 따라 일부 폭도가 벌인 범죄라고 주장했다.

카르발라 주재 이란 총영사관 공격에 대해 이란 국영 알알람 방송은 "습격자들이 이라크 시위대를 대표하지 않는다"라며 "외부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익명의 집단이 일을 저질렀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9월에도 이라크 남부 바스라 주에 주재하는 이란 총영사관이 방화로 불에 탔다. 당시에도 바스라 주에서는 민생고와 정부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활발했다.

이를 두고 이란은 미국의 공작이라고 주장했고, 미국 언론은 이란의 내정 간섭에 대한 이라크 국민의 항의라고 해석했다.

유전지대이자 최대 항구가 있는 바스라 주에서도 처음 공립학교 휴교령이 내려졌다.

진압 경찰은 3일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최루탄을 쏘고 허공을 향해 발포했지만, 시위대와 직접적 물리적 충돌은 자제했다.

이라크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1일 이래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250명이 숨졌다.

민생고 해소와 부패 청산을 요구하며 청년층 주도로 시작된 이번 시위는 아직 정치·종파적 방향성이 뚜렷하지는 않은 가운데 시위의 성격을 놓고 미국 측과 이란의 여론전이 치열하다.

시위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에 반대하는 구호가 혼재한다.

서방 매체는 이번 시위가 이란의 영향이 강한 남부 도시에서 더욱 격렬하게 전개된 것을 근거로 시위대가 이란의 내정간섭에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반면에 이란 매체는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가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태우는 장면을 부각했다.

이란 정부는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의 배후로 미국,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이란은 전국적으로 확산한 시위대가 퇴진하라고 요구하는 이라크 현 정부와 밀접하고 이라크의 친이란 정파가 내각 구성을 주도한 터라 되도록 시위가 조속히 진정되기 바란다.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백승욱 pointan2003

<저작권자 © 자치경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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