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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검사 도베르만'서 첫 악역 오연수 "다 내려놓고 연기했어요"

기사승인 2022.05.01  15: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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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여성 사단장 노화영 역 "하루에도 열두번은 포기할 뻔"

"저한테는 정말 모험이었어요.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계속 있었는데, 막상 하려니 하루에도 열두 번씩 '못 한다고 말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저를 내려놓고 연기했어요. (웃음)"

1989년 MBC 19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오연수가 배우 인생 33년 만에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그것도 창군 이래 최초의 여자 사단장 역할이다.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빌런 끝판왕인 노화영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오연수를 지난달 28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6부작 내내 칙칙한 군복에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로 미소 한번 짓지 않던 오연수는 분홍색 바지 정장을 입고 화사하게 웃어보였다. 군인 역할을 위해 짧게 자른 머리 스타일도 짙은 갈색으로 염색하니 여성스러운 기존 이미지가 살아났다.

오연수는 "캐릭터는 너무 매력적인데 자신이 없어서 고민이 너무 많았다"며 "오랜만에 하는 작품인데 누구의 엄마나 부잣집 사모님처럼 예전에 했던 역할보다는 새로운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화영은 야망이 넘치는 인물로 비상한 머리와 사람을 복종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다. 자신을 시기하는 남자 육사 동기의 얼굴을 남자 화장실 변기에 처박고, 하나뿐인 아들에게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손에 쥐여주고 한 시간을 꼼짝 못 하게 하는 벌을 주기도 한다.

오연수는 "악역도 부담스러운데 계급체계 꼭대기에 있는 군인인데다 사이코패스 같은 부분도 있다"고 캐릭터를 설명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이왕 하는 거 감독님께 '밖에 나가면 등짝 맞을 정도로 철저하게 악역으로 만들어달라'고 했다"며 "대본에 '비릿한 웃음', '날 선 시선' 등의 지문이 있는데, 잔뜩 인상을 쓴 채 째려보고,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고 평소에 전혀 쓰지 않던 얼굴 근육을 많이 쓰느라 거울을 보고 연습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노화영을 두고 제작진에게 '도대체 이 여자가 어디까지 올라가려고 이러는 거냐', '대통령이라도 되고 싶은거냐'라고 묻기도 했다고 했다. 그만큼 노화영은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고 했다.

오연수는 "노화영은 군인 집안에 여자인데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짧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버린 자식 취급을 받았고, 새어머니에게도 구박을 당했다는 전사(前事)가 있는 인물"이라며 "어렸을 때 존재를 부정당한 서러움 때문에 성공에 대한 지독한 갈망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연수는 노화영을 가장 잘 보여준 장면으로 8화 엔딩을 꼽았다. 노화영이 원기춘의 멀쩡한 다리를 자른 뒤, 식당에서 핏물이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먹으며 용문구에게 "내가 잘랐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아랫사람을 군홧발로 짓밟고 이런 건 다른 남자 군인 악역들이 해왔던 행동들이잖아요. 노화영에게는 그걸 뛰어넘는 뭔가가 있어야 할 것 같았어요. 이 장면을 찍으면서 감독님께 사이코패스처럼 웃어보겠다고 했죠. 노화영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준 것 같아서 만족해요."

무엇보다 노화영이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은 모성애라고 했다.

오연수는 "사실 저는 아들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는데 노화영은 모성애가 없다"며 "마음속에 조금은 있긴 한데 표현하기 싫어해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들) 태남의 손조차 잡지 않는다. 약해 보이기 싫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에는 모든 악행이 드러나 사형 선고를 받게 된 노화영의 결론은 아쉬우면서도 이해가 간다고 했다. 원래 노화영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었지만, 드라마 후반부에 가면서 결말이 바뀌었다고 했다.

오연수는 "노화영 성격에는 감옥생활을 못 견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결말을 보기를 더 원하긴 했다"며 "그런데 작가님이 악행을 저지른 노화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도배만과 차우인이 복수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노화영의 선택으로 끝맺음을 맞게 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오연수가 2014년 '트라이앵글' 이후 긴 공백기를 깨고 복귀한 드라마여서 더 반갑기도 했다.

오연수는 "'다시 일을 못 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안 했지만, 이렇게 오래 쉴 줄은 몰랐다"며 "배우라는 게 불러주지 않으면 못 하는 직업이다 보니, 이렇게 다시 불러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작품에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지 않더라도 사람들 뇌리에 계속 남는 노화영처럼 확실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며 "다만 악역은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은 하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배우 오연수.

장정만 pointan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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